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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 체험기



주제 진통을 즐기게 해준 요가
등록일 2005-12-24 조회수 7003

희령이는 지난 5월 1일, 음력으로는 4월 초파일, 부처님 오신날에 태어났습니다.
예정일을 아흐레나 넘기고 태어난 것이, 아마도 부처님 오신날에 맞추어서 ‘오시려고’한 것인가 하고
웃습니다.

소중한 것은 잃고 나서야 그 소중함을 알고 애통해하는 것이 머리 나쁜 보통사람들의 일인 것
같습니다. 사오년 전부터 조금씩, ‘소리’에 대한 감각이 약해지고 있었습니다.
응? 하면서 꼭 한번씩 되묻게 되고, 귀먹었냐? 라는 핀잔을 자주 들으면서도 그리 걱정하지는
않았습니다. 병원에 가서 치료하면 될 거야 하는 생각을 했던 거지요.
미루고 미루다 찾아간 병원에서 청력검사를 하고 진료와 상담을 하면서 얼마나 크게 상심했는지
모릅니다. 막연히 좋아질 거라고 생각했던 제 기대는 산산이 깨지고
‘방법이 없다. 더 이상 나빠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수밖에…’라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눈물을 참았습니다.
그리고 나서, 드디어 내‘몸’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 전에도 몸 움직이는 것을 좋아해서 산에 오르고, 엠티비를 타고, 수영, 달리기 등등을 즐겼는데,
그건 그냥 즐긴 것이지 내 몸 혹은 건강에 대한 관심과는 달랐습니다.
양의학이라는 것이 원래 국부적인 치료에 급급하는 것이니 그리 이야기하는 것이다.
귀만 떼어내서 생각할 것이 아니라, 내 몸 전체를 건강하게 만들어 기운을 북돋운다면 분명히
내 귀도 당연히 건강해질 거다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도인술에 대한 관심, 자연건강법, 섭생에 대한 고려, 기공도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드디어! 요가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마침 희령이가 제게 왔습니다. 희령이의 뱃속 이름은‘콩알’이었습니다.
입덧을 심하게 했었는데 초음파로 본 사진에서 희령이는 정말 콩알보다 작았습니다.
콩알만한 것이 엄마를 힘들게 한다고 신랑이 붙여준 이름입니다.
그 콩알이의 출현으로 요가는 어렵겠다하고 있던 참에 오랜만에 통화한 친한 친구가
임산부요가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한겨레 문화센터에서 임산부요가를 했는데 아주 전문적이라고 하면서 적극 추천을 했습니다.
아주 반가왔습니다. 게다가 그 요가연구원이 제가 살고있는 곳 근처에 있다니 인연이다 싶었지요.
요가는 접고 임산부기체조를 하려고 했던 마음을 담박에 돌려 홍익요가연구원 싸이트를 방문해보고
홍대앞의 연구원에도 가 보았습니다. 그리고 임신 안정기에 접어든 5개월부터 임산부수련시간에
수련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작년 11월이었지요. 수련을 하면서 알게된 사실인데 오늘날 세계에서
행해지는 모든 임산부를 위한 체조나 운동은 그 이름을 무엇이라 부르든 상관없이 요가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합니다.

제가 직접 경험해 본 요가는 내 몸을 들여다보며 하는 스트레칭이었습니다.
호흡이나 명상보다는 우선 몸을 움직이고 쭉쭉 펴주는 일 자체가 몹시 즐거웠습니다.
첫 주에는 여기저기 쑤실거라는 말씀을 들었는데 저는 그런 것도 없이 시원하고 재미있었습니다.
그래픽 디자인 일을 하고 있는데, 이 일이라는 것이 늘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는 것입니다.
그 때에 특히 일이 쌓이고 밀려 참 힘든 시기였기에 수련하는 그 시간 동안만은 다 잊고 몸도 마음도
이완의 상태로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이 참 좋았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뱃속 아가에 대한 관심보다도
우선 내 몸을 이완시키고 있다는 즐거움에 집중하여 아사나를 했던 것 같습니다.

유난히 눈이 많이 왔던 지난 겨울은 1969년의 겨울만큼이나 눈이 많이 온 거라고 신문에서
이야기들을 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해가 제가 태어났던 해지요. 아마도 이 아이, 콩알이는
나와 여러 가지로 깊은 인연을 가지고 있는 거라는 생각을 해가면서 눈길을 밟아 요가연구원에
다녔습니다.
한 시간의 수련외에도 걸어가는데 삼십분가량이 걸리는 거리여서 왕복 한 시간을 더하면
꼬박 두 시간을 열심히 운동한 셈이라 살이 찔 새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만삭이 되어서도 몸무게는 8kg밖에 늘지 않았었지요. 게다가 작업실 일이 무척 바빠서 늦게까지
일하는 날도 잦았던 탓에 등을 바닥에 누이는 시간은 잠잘 때와 수련중의 누워서 휴식하는
그 시간밖에 없는 날들을 보냈습니다.
별다른 임신트러블이 없었는데, 8개월째부터 꼬리뼈가 갑자기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아프기 전에는 역시 꼬리뼈가 그렇게 중요한 건지 몰랐었지요.
꼬리뼈가 아프니까 제대로 앉을 수도 없더군요. 수련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힘들었지만, 몸이 천천히 콩알이를 세상에 내놓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여겼습니다.
수련시간의 선생님 말씀 중에, 매일매일의 수련이 힘들지만 아기가 태어날 때의 산통을 미리 조금씩
나누어 하는것이라 생각하라는 그 말씀은 그때나 지금이나 참으로 수긍이 갑니다.
그 때이후로 천천히 몸이 열리면서 수련을 통해 또 천천히 조금씩, 그리고 고통없이 열렸던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희령이를 낳으면서 느꼈던 진통은 오로지 자궁이 수축되면서 아기를 밀어내는
그 힘에 따른 진통밖에 없었습니다.
보통 하늘이 두쪽이 나야 아기가 나온다는 이야기들을 하십니다.
진통의 휴지기 없이 가만히 있어도 어깨가 들썩거리는 진통기를 지나야 아기가 나온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경험했던 진통은 조금 달랐습니다. 뱃속의 아이, 드디어 태반내의 생활을 이제 마칠 때가
되었다고 여겨졌을 때 나올 준비를 끝내고 엄마에게 신호를 보내야 진통이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희령이는 그 신호를 여드레나 늦게 보내 왔는데, 정말 녀석은 만반의 준비를 다 하고 순서를 정확히
밟아 세상에 나왔던 것입니다. 출산의 징후를 느끼게 하는 미미한 진통이 드디어 찾아왔을 때는
두려우면서도 참 기뻤습니다. 영원할 것같았던 임신기간이 드디어 끝난다는 즐거움과 도대체 어떻게
생겼을까 그리고 딸일까 아들일까도 영 궁금한 것이 녀석을 만난다는 기쁨이었습니다.
천천히 찾아온 진통은 역시 진행도 느릿느릿했습니다.
미미한 진통으로 하루낮을 보내고, 저녁에는 비디오를 한편 빌려서 신랑과 같이 보았고, 수련시간에
했던 순서대로 천천히 요가의 동작들을 하면서 진통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잠이 올까'생각을 하면서 잠자리에 들었는데 새벽녁에 좀 더 강한 진통을 느끼며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몸을 씻고 아침밥을 든든히 먹은 후 날이 밝자 신랑을 깨워 함께 병원에 갔습니다.
내진을 하니 자궁문이 1cm밖에 안열렸으니 아기 나오려면 한참 멀었다고 집으로 돌아가라고
하셨습니다. 병원에서 쫓겨났다는 여러사람들의 경험담을 들었었지만 제가 그렇게 될 줄은 몰랐지요.
어쨌든 좀 낭패스러워 하면서 무거운 가방을 들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 종일 집에서 진통을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낯선 병원보다 집에서 내 자리에서 아가를 생각하며 진통했던 그 시간이 더 편안했던 것
같습니다. 다시 해가 지고…. 더 이상 아프면 병원으로 가기가 힘들 것 같아 다시 가방을 들고
병원으로 갔습니다.
고통은 주기적으로 옵니다. 산통이 참 신기한 것은, 그렇게 아프다가도 물결처럼 진통이 지나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아무렇지도 않다는 거였습니다. 진통하면서 책을 읽었다는 얘기는 못들었지만
저는 책을 읽고 싶었습니다. 몹시 재밌는 책을 읽으면서 견뎌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해리포터」를
가지고 갔었습니다. 그 책을 읽으면서, 또 곁에 있던 신랑과 동생과 노닥노닥 거리면서 휴지기를
보내고, 진통이 다시오면 고양이자세를 하거나 일어서서 신랑의 손을 잡고 다리를 폈다 굽혔다
하면서 호흡을 했습니다.
파도처럼 밀려왔다가 다시 쓸려나가는 진통을 그렇게 보내고 있었는데, 제 생각에는 절대 아이가
나올 정도의 진통은 아니라고 느껴졌습니다. 하늘이 두 쪽날 것 같이 아프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한참 멀었겠다 하고 있는데, 암만 이완을 하려고 해도 밑으로 힘이 주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몸이 긴장을 해서 그런 거라 싶어서 이완! 이완!을 외치며 힘을 빼려고 노력했지만 잘 되질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더군요. 간호사들도 별 신경안쓰고 있던 그 틈에 아기의 정수리가 만져졌습니다.
세상에!
분만실에서는 수중분만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물에 발도 못담궈보고 대기실에서 벌써 아기가 머리를
들이밀고 있었던 겁니다. 간호사를 불렀더니 황망히 달려와서는 어쩔 줄 몰라하더군요.
그래서 간호사에게 ‘괜찮다. 수중분만 안해도 되니까 얼른 낳자’라고 얘길했더니,
그제서야 일반 분만실로 가자고 합니다. 조심조심 걸어서 분만실에 가니, 의사선생님도 급히 전갈을
받고 내려오시더군요.
분만대에 올라 누워서 이제는 저절로 주어지는 이 힘을 참지 않고 자연스럽게 힘을 주어도 된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기분이 좋았습니다. 거기서 정말이지 딱 한번 힘을 줬더니 콩알이가 쏘옥,
나오더군요. 바로 왕~ 하고 울었는지, 좀 두리번거리다 울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어쨌든 의사선생님께서 제 가슴위에 아이를 올려놓아주시고 안아 보라고 하셨습니다.
기분이 아주 묘했습니다. 누운 채로 아이를 안으며 정말 이 아이가 방금 전까지 내 뱃속에 들어있던
아이일까 싶어서 영 이상한 기분이었습니다. 조금 후에 아이와 저를 연결해 주던 탯줄을 신랑이
자르면서 희령이는 온전히 이 세상 사람이 되었습니다.
3.1kg의 그리 크지 않은 아이였습니다.
아흐레나 늦게 나오면서도 적당한 크기로 있어준 것이 고마왔습니다.
목에 탯줄을 칭칭 감고 나와서 의사선생님이“어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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