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출산했던 상황을 떠올려보면 마치 꿈만 같다. 예정일을 12일 앞둔 날, 여느 날과 같이 요가를 하고 정기검진이 있어 병원에 다녀왔다. 담당의사는 일주일 안으로 진통이 올 것 같다며, 진통이 4~5분 간격으로 일정해지면 병원으로 오라했다. 집으로 돌아온 후 생리통처럼 허리와 배가 조금아파 누워서 휴식을 취했다.
그런데 그날, 저녁8시가 넘어서 배가 규칙적으로 아파왔다. 초산이라 진진통인지 가진통인지 구분 도 안가고 불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일단 남편과 짐을 챙기고 가까이 사시는 친정어머니와 9시경 집을 나섰다. 차를 타서 이동하니 배가 더 아파왔지만 호흡을 하며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병원에 도착해 분만실에 갔다.
침대에 누워 일단 진통검사를 했다. 진통이 7~8분 간격이었고, 자궁 문이 1cm밖에 열리지 않았다고 그 상태면 초산이라 하루내지 이틀이 걸릴지, 그 이상이 걸릴지 모르니 귀가를 하라고 했다. 다시 차를 타고 집에 가는 도중 차만타면 진통간격이 짧아지고 진통이 강해져 덜컥 겁이 났다.
결국엔 다시 병원에 가기로 했고 다시 병원에 도착한시간이 11시경, 입원수속을 하고 다시 진통검사를 하고 내진을 받았다.
침대에 바로 누워 움직이지 말라기에 홍익요가 선생님께서 알려주셨던 사자자세와 얼굴 맛사지를 했다. 진통이 올 때마다, 침대 봉을 잡고 옴만트라를 하니 그럭저럭 진통을 견딜만하였다.
진통을 몇 시간씩이나 하다보니, 속이 안 좋아지고 갑자기 구토를 하였다. 저녁 먹은 것을 다 토해버리고 나니 ‘무슨 힘으로 아기를 낳나...?’하는 걱정이 앞섰다. 그런 걱정도 잠시, 눕자마자 갑자기 무언가 ‘팍’터졌다. 양수가 터진 것이다. 너무 많은 액체가 흘러나와 놀람과 동시에 자궁 문이 갑자기 열리면서, 진통이 극심해졌다. 남편이 옆에서 호흡을 하라며 놀란 나를 진정시켜 주었다. 진통이 극심해지는 순간부터 호흡과 만트라로 진통을 견뎌내야했다. 남편이 그런 내가 애처로웠는지 무통주사를 맞을 걸 그랬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래도 옴 만트라와 호흡을 하며 버텨냈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6시30분경 의사와 간호사가 들어오고 드디어 아기와 만나는 시간! 집중을 해 호흡을 하며 힘을 줬다. 그리고 곧바로 분만실로 들어갔다. 두 세 번인가 힘을 주고 났더니, 의사가 힘을 주지 말란다. 무언가 쑥 빠져나오는 느낌이 들었다. 약10개월간 뱃속에서 함께 했던 우리아가와 처음만나는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 의사는 산모가 힘을 매우 잘 준다고, 백점짜리 출산이라며 둘째 낳을 때는, 배만 살살 아파도 얼른 병원으로 와야겠다는 말을 했다.
출산 전 골반도 좁은데다, 아기의 초음파상 머리 크기가 주수보다 3주정도 빨라, 자연분만을 잘 할 수있을 지 걱정을 많이 했었다. 그러나 임신 7개월에 접어들면서부터 시작한 요가는,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에게 자연분만의 기쁨을 맛보게 해주었다. 나의 척추 측만증과 골반이 틀어져있는 상태 역시 자연분만을 하기에 좋은 조건은 아니었지만, 그간의 수련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것이다. 따뜻한 잔소리도 많이 해주시고, 격려도 많이 해주신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
공O근님- 현재 육아와 집안일로 바쁜 와중에도 산후수련에 열심히 나오고 계시며 애기는 너무 잘 웃어서 수련 올 때마다 도장이 환해지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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