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들은 큰선생님과 여러선생님들의 염려 덕분으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선생님들도 모두 건강하시고 평안하시지요. 선생님들의 잔잔한 미소와 힘찬 음성을 생각하면 저희도 모르게 저희의 입가에도 웃음이 베어나고 가끔씩 게을러지는 저희의 생활을 반성하게 됩니다. 그나마 요즘은 아기 핑계대고 게을리했구요. 내일부턴 새벽 6시에 꼭 수련하기로 했습니다. 작년 이맘때는 아기가 뱃속에 있어 조심, 또 조심했었고 또, 선생님들의 염려가 대단하셨는데 1년이란 세월이 뭔지 지금은 제 곁에서 큰소리로 옹알이 하면서 놀고 있습니다. 덩치가 큰 편은 아닌데 소리도 크고 움직임이 매우 활발해서 자기보다 덩치가 큰 옆집 아기도 우리 아기랑 있으면 무서워서 웁니다. 누굴 닮았는지 고집도 세서 우유도 입에 대지 않아 지금껏 모유만 먹고 있고, 우는 것도 아무리 안고 달래도 지 울고 싶은 것 있으면 다 울고 그칩니다. 또, 욕심은 얼마나 많은지. 손가락을 빠는 대신에 주먹을 입에 넣을려고 기를 씁니다. 그런데 자기 입이 아무리 크다고 주먹이 입에 들어가나요? 지 혼자 넣다 넣다가 넷째 손가락까지 넣고 나머지가 들어가지 않으면 짜증내고 웁니다. 그 땐 아기의 관심사를 다른 곳으로 유도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계속 웁니다. 벌써 공원에서 팬티형 그네도 혼자서 잘 탑니다. 높이 갈수록 무지 좋아하구요. 며칠 전에는 헬멧 씌워 신랑이 페달 밟고, 제가 안아서 자전거도 태웠습니다. 요즘은 낯을 조금 가립니다. 항상 저희끼리만 있어서 그런가 싶어 조금은 걱정도 되서 하루에 한 번이라도 꼭 나가려고 노력합니다. 아직까지 감기 한 번 걸리지 않은 아기가 감사하고 연구원에서 수련한 덕분이라 생각됩니다. 수련을 열심히 해야지 둘째도 수월하고 건강하게 낳겠지요? 아까 말한 애기 엄마는 저보다 5살이나 어린데도 하루정도 진통을 했다는데 전 산부인과 선생님도 놀랄 정도로 진통이 짧고 정도가 심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둘째가 더 걱정입니다. 큰 아이를 워낙 쉽게 낳아서 그때 아플까봐요. 아직 가지지도 않은 아기를 걱정하는 저를 보면 큰선생님께서 괜한 쓸데없는 생각 많이 한다고 꾸지람하시겠네요. 후후. 선생님들 항상 건강하시고 저희가 한국에 들어가 뵙는 날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아쉬움이 남는 것은 저희가 이곳에 오기 전에 봉골에 다녀오지 못한 것입니다. 다음에 기회가 꼭 있겠지요. 다시 한번 여러 선생님들께 감사드리고, 뵙고 싶습니다.
김O서,박O정,김O훈 올림
*김O서,박O정부부:새벽이면 나란히 앉아 치성(致誠)을 올리듯 꾸준히 수련한 끝에 결혼 3년만에 고대하던 아이를 임신하였다. 임신한 몸으로 미국 유학길에 올랐었는데, 낯선 환경 속에서 순산하시고 여전히 건강하고 행복이 넘치는 가정을 꾸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