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이런 일상의 일들이 나에게도 그렇게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줄로만 알았었다. 첫 번째 유산을 하기 전까지는. 아이를 가졌다는 기쁨과 수줍음이 채 가시기도 전에 8주만에 유산이 되었었다. 조금의 하혈기가 있어서 병원에 갔더니 당장 수술을 받아만 한다고 했었다. 그렇게 첫 번째 임신이 유산되고 나서, 나는 심한 산후풍에 걸려 10월에도 내복을 입고 다녀야만 했다. 그리고 다음해 초여름 두 번째 임신을 했다. 그러나 두 번째 기쁨도 잠시뿐. 8주때 남편과 함께 월차휴가를 내고 설레이는 마음으로 병원에 정기검진을 받으러 갔는데 초음파검사 후 아이의 심장이 뛰지 않는다고 했다. 이번에는 출혈이나 기타 증상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잘 자라고만 있는 줄 알았기에 내게는 청천벽력 그 자체였다. 나에게 왜 이런 시련을 주시는지 하늘이 원망스럽기만 했다. 그렇게 두 번째 유산을 하고 많은 한약을 먹었지만 좀처럼 몸이 회복되지 않았다. 유산을 해도 출산한 것처럼 몸조리를 해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사실 나뿐아니라 많은 산모들이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었기에 나도 보름정도 휴식을 한 뒤 정상생활로 되돌아가 꿋꿋하게 생활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일상생활 그 자체도 힘이 너무 들었었고, 이런 상태로 또 아이를 갖는다면 똑같은 결과가 반복될 것 같아서 나는 운동을 하기로 결심했다. 처음에는 남편과 함께 단학의 문을 두드렸지만 상담 후 여러 가지로 마음에 들지 않아 하는 남편 때문에 머뭇거리고 있을 즈음, 의사인 남편 친구가 요가를 적극 추천하여 주었다. 그래서 98년 10월 홍익요가연구원과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남편과 나는 함께 수련을 다니며 건강회복에 총력을 기울였다. 연구원 선생님들께서는 나의 예상대로이 상태로는 임신이 무리일뿐 아니라 임신자체도 잘 안될수 있으니 마음을 편히하며 내 몸 하나 보살피는데 전력하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건강이 좋아지면 자연히 임신도 잘 될 것이라고 마음을 다독여 주셨다. 직장을 마치고는 만사 젖혀두고 연구원으로 달려갔는데 그 시간을 함께해준 남편이 지금 생각해도 무척이나 고맙다.
그리고 작년 여름 우리는 계획대로 세 번째 임신을 했다. 회사도 두달간 휴직계를 내고 친정집에서 보냈다. 입덧이 너무 심해서 몸무게가 9Kg이나 줄어들었고 걷기도 힘들 정도로 힘이 없었다. 그런 몸에도 불구하고 나는 임신 5개월에 들어서면서부터 요가 수련을 다시 시작했다. 친정식구들은 대중교통도 못 이용하는 내가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도, 또 수련을 하는것도 무리가 될까 불안해 했지만, 그것만이 튼튼하게 아이를 순산하는 길이라며 나는 수련을 고집했다. 내가 그토록 수련에 매달렸던 이유는 이번만은 아이를 건강하게 낳고 싶었고, 내 몸에 다른 사람들에 비해 회복도가 월등히 떨어지기 때문에 수술을 했을 경우 후휴증이 너무 클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수련할 때 “소우주를 품고 있다”는 말과 자신감과 편안함을 주는 말씀들은 나에게 많은 위로와 힘이 되었었다. 6~7개월로 들어서면서 정상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몸과 식욕도 회복되고, 회사생활도 무난히 해 나갈 수 있었다. 그리고 9개월째로 접어 들면서는 남편과 함께 집에서 호흡 연습에 들어갔다. 그것은 남편과 함께 분만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가 특별히 안되는 것 이 두가지 있었는데 “골반펴기”와 “호흡법”이었다. 이것은 임산부에게 제일 중요한 동작인데 아무리 노력을 해도 항상 제자리였다. 요가를 시작하고서야 알게 된 것인데 나의 골반상태가 매우 좋지않았다. 골반이 좁은데다 좌우균형이 많이 달랐으므로 그대로 두면 자연분만 자체가 힘들 정도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수련을 열심히는 했지만 “자연분만”을 할 수 있을 거라고는 자신하지 않았다. 사실 내게는 자연분만은 욕심일 뿐이었고, 건강한 아이를 낳는 것만으로도 수련의 결과를 충분히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출산예정일을 3일 앞두고 나는 출산휴가에 들어갔다. 매일 수련을 하면서 불안한 마음을 달랬다. 예정일이 일주일 지난 이른 새벽, 진통이 본격적으로 오기 시작했다. 5분 간격으로 진통이 올땐 누워있기가 힘이 들었다. 그래서 일어나서 허리돌리기를 했더니 오히려 통증이 감소되었다. 2시간쯤 지나서 이제는 병원에 가야 한다며 남편을 깨웠다. 너무나 차분하게 말하는 내게 몇번이나 진짜 아픈거냐고 물었다. 병원에 입원하니 5시가 조금 넘었다. 병원에서는 딱 알맞게 왔다면서 바로 분만실로 보냈다. 남편과 함께 출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는데 남편은 내게 계속 용기의 말과 호흡법을 안내해 주었다. 점점 통증이 심해지자 나는 침대밑으로 내려와 허리돌리기를 하였다. 간호사와 인턴들은 저런 산모는 처음 보았다면서 “저 임산부가 요가를 했대”라면서 나를 구경오기도 했다. 그리고 내가 계속 힘들어하는 표정을 짓지 않자 “역시 요가를 한 산모는 다른가봐”라면서 신기해 했다. 그리고 오후 1시 30분 예쁜 공주 “채은”이를 낳았다. 낳고나서도 내가 자연분만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나를 아는 모든사람들이 자연분만한 사실을 기적처럼 여겼고, 요가덕분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그래 그랬다. 33년을 살아오면서 가장 감격스런 순간이었다. 이제 만 6개월이 지났다. 채은이는 너무나 또랑또랑하게 잘 크고 있다. 채은이가 제일 많이 하는 요가 동작에는 모관운동처럼 “누워서 발 떨어뜨리기”다. 이 동작은 마치 요가를 아는 아이처럼, 누우면 힘차게 발을 여러 번 떨어뜨리고, 기저귀를 갈아주면 자다가도 힘차게 쭉쭉이를 한다. 아기생식도 잘 먹어 단단하게 크고 있다.
*한O연님: 깨닫기주말학교에서 공부한 내용이 아기키우는데 큰 도움이 된다며 바쁜 직장생활속에서도 열심히 자연식과 수련으로 건강을 다잡아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