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전부터 체력이 약해져 체력을 키워보자는 마음으로 3개월 정도 집 근처에서 요가를 했는데 아무래도 임신 후에는 일반 사람들과 수련하는 것이 힘들었고, 동작도 무리가 되지 않을까 불안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임산부 위주의 전문적인 강습과 같은 입장의 사람들과 수련을 원했던 차, 친구의 소개로 홍익요가연구원을 알게 되어 임신 24주부터 연구원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지난 12월 처음 도장에 갔을 때 따뜻하게 맞아주시고 상담해 주시던 선생님들. 편안한 느낌의 연구원이라 마음도 편해졌습니다.
워낙에 유연성이 부족하고 뻣뻣한 몸, 그리고 좋지 않은 자세를 가지고 있던 지라 처음 몇 주간은 몸이 많이 뻐근했습니다. 호흡이 가장 중요하다고 호흡의 중요성을 항상 강조하셨는데 동작을 할 때 호흡을 하는 게 처음에는 참 어려웠습니다. 호흡에 맞추다 보면 동작이 엉키고 동작에 맞추면 호흡이 엉키고.
몇 주 지난 수련이 끝난 후 어려운 점 없냐고 물으셨을 때 “호흡과 동작을 함께 하는 게 잘 안 돼요.”라고 말씀드렸더니, 선생님은 웃으면서 “원래 그게 제일 어려운거예요. 점점 수련을 하면서 거기에 집중해서 수련하시다보면 자연스러워지고 그러면서 늘어갈 겁니다.”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씀을 들으니 ‘아, 원래 호흡이 어려운 거구나. 나만 어렵고 못하는 게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한결 편해지고 수련에도 더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팔 돌리기 20번 하는 것도 힘들어 했던 나! 박쥐 자세도 골반펴기 자세도 너무 어려웠던 내가 한 달 두 달 시간이 가면서 몸도 많이 풀어진 것이 느껴지고, 많이 굽었던 척추도 예전보다 많이 펴지고 수련이 익숙해짐을 느끼면서 일이 있어 며칠 못 가게 되면 몸이 너무 뻐근해서 쑤시고 아플 때 ‘참 많은 도움이 되고 있었구나. 내 몸이 변하고 있구나…’라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집에서 TV 볼 때나 앉아 있을 때도 항상 구부정했던 내가 의식적으로 허리를 펴고 앉으려는 모습, 막달이 될 때까지 자다가 쥐 한번 나지 않은 것도 수련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련 중에 계속 말씀하시는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믿음을 가지라’는 말씀이 정말 몸으로 느껴지니 요가의 시간이 습관적이 아닌 편안하고 가고 싶은 시간으로 바뀌고 있었습니다.
제가 수련을 하면서 좋았던 점들은 너무나 많지만 생각나는 대로 적어본다면^^…,
-매일 같은 프로그램과 동작이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그날그날 호흡, 명상, 자세 등 중점적인 부분이 있어 반복된 커리큘럼 같은 느낌이 아니라 항상 새로운 느낌이었습니다. 한 호흡에 대한 중요성, 명상과 호흡을 통한 태아와의 교감을 알려주셨던 것들 너무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단순함 속에 큰 깨달음과 중요성을 알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온도조절, 동작 중간 중간의 조명, 음악, 마지막 휴식시간.. 태아에 집중하면서 수련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항상 신경써주시는 점들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의 따뜻한 안부와 조언과 격려들, 자주 몸 상태도 물어봐 주시고 체크해 주시고, 수련 시 잘 안 되는 동작들을 지켜보시고 수련 후 교정해주셨던 것들, 동작 때 불편해 하는 모습 보고 대처방안에 대해서도 알려주셨던 것들…(근데 매일매일 집에서도 열심히 해야 하는데.. 그게 생각처럼은 잘 안 되더라구요. 게으름을 피우기도 하고 까먹기도 하고,, 안하는 날도 많았고. 허리돌리기도 막판엔 500번 이상하면 좋다고 하셨지만 그렇게 열심히 하진 못했어요~;;)
-임신 중 먹는 것에 대한 조언들.. 큰선생님의 강의를 통해 밥도 현미밥보다는 검은콩, 수수, 조, 팥 등이 각자의 상태와 체질에 맞춰 먹는 것이 더 좋다고 알려주시고, 쑥차, 감식초, 죽염 등에 대한 정보, 직접 말리신 귀한 쑥도 챙겨주시고, 대추나무 지압봉도 주시면서 하나라도 더 도움이 되어 주시려고 했던 부분들이 저에게는 참 큰 감동이었습니다. 학원과 원생으로 만남이 아닌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난 느낌, 가족같이 챙겨주시는 모습들…, 상업적인 부분이 많은 어떤 학원과도 달랐습니다. 그래서 더 믿고 열심히 수련해야겠다는 마음이 저절로 생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임신 중에 동화책을 열심히 읽어준다든지, 영어태교, 학습태교 등 특별한 태교는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좀 더 부지런히 도움 되는 태교를 했어야 하는데’하는…. 하지만 요가수련이야말로 저와 아기에게 가장 태교다운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아기가 나오면 자신있게 말해줄 수 있을 만큼~^^
수련 중에도 그리고 후에도 태동도 훨씬 더 활발해짐이 몸으로 느껴졌습니다. 집에서 연구원까지, 연구원에서 집까지 걸으면서 아기랑 얘기도 하고 저도 운동의 시간을 가지게 되고, 자세에 대해 항상 신경 쓰게 되고, 먹거리에 대해서도 주의하게 되고(물론 심히 바른 먹거리를 지키지는 못하고 제가 좋아하는 것도 많이 먹긴 했어요.ㅠㅠ) 회사 휴직 후 움직임이 적어 체중증가에 대한 걱정도 많았는데 그런 부분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별한 무엇보다도 이 시간이 준 편안함이 가장 좋은 태교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제가 편안하고 즐거운 것이 아가에게도 좋을 것이라 믿으면서요... ^^;;
이제 마지막 주를 맞으면서 며칠 전부터 집안을 다시 한 번 정리하고 할일들을 정리하는 와중에, 임신이라는 40주라는 기간이 참 행복한 시간이었구나. 물론 배는 점점 나오고 몸은 변화되어 불편하기는 하지만. 나에게 집중할 수 있었고, 원할 때 쉴 수 있었고, 남편의 사랑과 배려, 가족들과 주변사람들의 따뜻한 관심과 걱정들…. ‘참 행복하고 편안한 시간이었구나!’라는 생각에 요즘은 임신기간이 끝나가는 것이 아쉽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하고 슬픈 마음까지도 듭니다.
이제 아기가 나온다면 더욱 많은 기쁨과 행복들이 찾아오겠지만, 이제 남편과의 둘만의 시간도 없어지고, 육아에 치여 나에겐 자유와 여유도 거의 없겠지. 만약 둘째를 가진다면 또 느낄 수 있을 감정이겠지만 그래도 처음과 비교할 수 있을까? 뱃속에 아이를 가지고 다닐 수 있다는 축복을 가지게 해준 이 시간이 그래서 지금 너무 감사한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그립고 아련할 것 같아 꼭 기억하고 싶은 순간입니다.
제가 글재주가 없어서 횡설수설 정리가 잘 안된 것 같습니다. 그냥 읽어주세요~^^;; 오늘도 새벽에 잠에서 깨어서 뭘 할까 하다가 이렇게 글을 써보게 되었습니다. 4개월 동안 소중한 시간들 알고 느끼게 해 주신 점. 마지막까지 주의사항들, 준비사항들 꼼꼼히 챙겨주시고, 잘할 수 있다는 믿음 주신 것들 너무 감사드립니다. 예정일이 임박해 올수록 불안감이 더해지고, 며칠에 나오게 될지 몰라 초초한 지금이지만, 그때까지 수련도 열심히 하고, 알려주셨던 주의사항들, 집에서의 수련도 열심히 해서, 진통 후에는 한 호흡에 집중하면서 떨지 않고, 불안해하지 않고 자신감을 가지면서 꼭 자연분만 성공할게요.
많이 부족한 저에게 용기와 격려해 주신 선생님들 한분 한분께 정말 너무 감사드립니다. 이만 줄일께요~ 출산하고 찾아뵐께요~
홍익요가연구원에서의 시간이 너무 따뜻하고 편안했습니다.
좋은 태교의 시간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강남연구원 수련생 정O연 드림
♣ 정O연님: 요가와 함께한 임신기간을 정리해보는 좋은 시간이 되었다며 수련체험기를 쓴 지 이틀 후 4/12(금)에 3.15kg의 여아를 순산하셨습니다. 진통이 올 때 박쥐 자세, 바람빼기 자세 등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하시며 병원에서도 의연한 대응에 감탄했다고 전하셨습니다. 글에서는 잘 실천하지 못하셨다며 겸손의 말씀을 하셨지만 평소 연구원에서 권유하는 프로그램을 한결같이 생활 속의 실천으로 옮기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정O연님! 자연분만은 물론 별 통증을 느끼지 않고 출산하게 된 것이 하체의 힘을 기르고 호흡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연구원 프로그램 덕분이라고 하시면서 여러 번 감사 의 말씀을 전하셨어요. 산후수련 때 오시겠다며 다른 많은 임산부들께도 안부전하셨습니다. |